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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루스 배너가 슈퍼 솔저 실험의 결과로 헐크가 되는 초반은 그냥 시작한지 5분만에 휘리리릭 넘긴다.
- 에드워드 노튼의 깔끔한 인상은 헐크의 야수급 얼굴에 잘 매치가 안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별 문제는 없었다.
- 액션은 말 그대로 원초적인 것들 뿐. 때리고, 부수고, 차고, 짓이기고, 으깨고, 던지는, 모든 물리적인 쾌감이 짜릿하다.
- 엘리자베스가 쓰는 카메라는 파나소닉의 루믹스 같음. 모델넘버까지는 까먹어서 모르겠고... 그 외에는 브루스의 노트북이 델이다.
- 브루스 배너는 마블 캐릭터 중에서도 정말 손에 꼽을만한 인격자가 아닌가 싶다. 애인 아빠한테 속아서 괴물이 되어 애인까지 다치게 하고, 자기 피 한 방울이라도 흘리면 미친듯이 달려가 닦아야 하고, 행여나 변신하게 될까봐 마음대로 화도 낼 수 없으며, 바지는 늘 자기 사이즈보다 몇배는 더 큰 걸 입어야 하는데다가 거의 유일하다고 말할 수 있는 치료의 희망은 모니터 화면 너머를 통해서만 대화가 가능한 채팅상대 뿐이고, 몇 년 만에 재회한 애인과 베드씬 한번 가고 싶어도 그놈의 심장박동 때문에 자제해야 하고, 변신해서 날뛰면 급한 불은 끌 수 있다고 해도 일단 필름이 끊기는 데다 변신 중에는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하며 상황이 끝난 뒤에는 실신크리가 따라온다. 무엇보다 불쌍한 건 이런 모든 고층을 털어놓고 상담할 사람조차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애쓰면서 자아를 유지하고 있다니, 거의 세계 삼대성인과 동급으로 쳐줘야 하지 않겠는가? 같은 상황에서 내가 그런 힘을 얻었으면 우선 복수부터 하고 봤을 것이다.
- 엘리자베스 로스 역의 리브 테일러는 보는 내내 앤 해서웨이와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자세히 뜯어보면 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몸매가 업그레이드된 앤 해서웨이' 라는 느낌. (물론 앤 해서웨이도 엄청난 미인이지만 이쪽이 약간 더 취향이다)
- 브루스를 실험체로 삼은 장군은 그야말로 악마. 아마 엘리자베스의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브루스도 참지 못했을 것 같다. 특히 브루스를 잡고서 '해독제 빼돌렸으면 종신형' 운운하는 장면에서는 정말 울컥하는 감정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 어보미네이션은 결과적으로 헐크에게 발리지만, 전투능력 이외의 부분에선 미묘하게 이쪽 스펙이 더 좋은 것 같다. 특히 변신하면 대화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헐크와 달리 이쪽은 변신한 후에도 계속 말을 하고 있고, 변신 전의 기억도 완벽하게 유지가 되는 모양이다. 하반신은 자세히 안 보여서 모르겠지만 뭐 팬티가 안 찢어지는 매너 능력 정도는 이쪽에도 있겠지.
- 헐크의 거의 유일한 대사인 "헐크 스매쉬!!" 는 "'헐크' 가 부숴버린다!!" 로 번역되어 있다. 이건 정황상 헐크의 필살기 이름 비슷한 거 아니면 결정대사 (그러니까 고유명사) 가 아닐까 싶은데, 제대로 된 번역이라고 할 수 있을지 좀 의문스럽다. "파워 웨이브" 를 "힘의 파도" 라고 해석하는 격인가...? 나도 원작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판단할 수 없지만, 이제 아메리칸 코믹 히어로들의 영화데뷔도 점점 잦아질테니 번역하시는 분들도 원작 관련 지식이 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 토니 스타크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장. "장군님하 생체병기 실험 또 실패하셨나효? 요새는 하이테크놀러지가 짱이라니까효. 나를 믿어보세 ㅋㅋㅋ" 라는 뉘앙스의 대사를 한다만, 아무리 봐도 아이언맨이랑 한번 붙여보려는 마블 스튜디오의 떡밥?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로고도 볼 수 있다.
- 이 영화를 보고 헐크가 마블 최강이라는 의견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스타크가 갑빠랑 손에서 빔을 쏘고 날아다니건 말건,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 센스로 미래를 내다보건 말건, 헐크한테 걸리면 그냥 쥐어패서 떡실신 당할 것 같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뭔가 변신의 조절에 성공한 게 아닐까 싶은 장면도 하나 들어있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되려나?
- 하여튼 재미있었다. 내일은 견자단옵빠의 도화선으로 고고씽.
# by 시대유감 | 2008/06/13 12:26 | 영화 이야기 | 트랙백(1)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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